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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년에 걸친 스타트업 도전을 잠시 멈출까 합니다.

January 3, 2025

약 7년에 걸친 스타트업 도전을 잠시 멈출까 합니다.

2018년 30대 초반 출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나왔는데 어느덧 40대가 되었네요.
팀의 대표가 아닌 공동창업자로 월급 받은 기간을 제외 하면 약 5년 정도의 시간입니다.
그 기간 동안 세 개의 회사를 세웠고 그 보다 더 많은 팀을 만들었습니다.
친구, 선후배, 외국인, 대학생, 재창업가 등 다양한 팀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들은 기꺼이 제가 마음속에 품어온 프로젝트들을 현실화하기 위해 힘써주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프로젝트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유망한 정부 지원사업에 몇 차례 선정되었습니다.
우수 스타트업으로 정부기관에서 수상 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의 유명 AC 배치 프로그램에서 최종후보 이르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해외의 유명한 인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어떨때는 정말 투자의 문턱에 이르렀다고 생각한적도 있습니다.
어떤 AC와는 심사역과 협의를 마치고 마지막 대표 미팅만 남겨둔 상황이었습니다. 또 어떤 엔젤투자사와는 투자 계약서까지 조율하고 도장만 찍으면 되는 상황까지도 갔었습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결국 목표로 했던 만큼의 투자 유치 시도는 실패하였습니다.
가진 자본을 모두 소모하였지만 유의미한 고객 지표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하였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잃은 것도 많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아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시도하자는 의미를 담은 '트라이피프티' 라는 마지막 팀명은 그대로 회사 이름이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남은 자금이 없어진 지금은 가족을 위해 잠시 멈춰야할 때입니다.
이제는 잠시 스타트업 도전을 멈추고, 다른 길을 찾아보려 합니다.

스타트업의 실패는 결국 모두 대표였던 저의 책임입니다.
한때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타이밍이, 상황이, 그 외에 많은 것들이 문제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것 역시 결국 리더로써 사람으로써 나의 부족함이었음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부족함은 알았지만 무엇이 더 필요한지는 솔직히 아직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혼자하는게 아니라 잘 하는 사람들에게 배워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혹은 해외에서 성공적인 팀에 참여하고 그러한 팀들에서 배우며 기여하고 싶습니다.
기업 내의 팀이어도 좋고, 스타트업이어도 좋습니다.
나의 경쟁력을 더 키우기 위해, 나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도전하기 위해.

앞으로의 글은 연차는 제법 쌓였고 광범위하게 이것저것 해본 (하지만 너무 이것저것 해본터라 확실한 하나의 특기는 애매한)
개발자로써 인생의 새로운 막에서 직업을 구하는 과정을 기록하려 합니다.